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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약근과 출산, 그 중에서도 출산 후 회복은 산후 여성 건강에서 핵심적인 주제 중 하나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골반저 구조에 큰 변화를 일으키며, 이 과정에서 괄약근 기능 또한 영향을 받는다. 특히 자연분만은 항문괄약근과 요도괄약근에 직접적인 기계적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출산 중 발생하는 압력, 회음부 절개, 그리고 태아의 머리가 괄약근 부위를 지나갈 때 발생하는 신경 및 근육 손상이 배뇨 및 배변 장애, 요실금, 직장류, 탈장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임상연구에 따르면, 첫 출산 여성의 최대 30% 이상이 괄약근의 일부 손상을 경험하며, 이 중 다수는 자각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다고 알려져있다(Heymann et al., 2020). 출산 직후에는 체내 에스트로겐 수치의 급감으로 점막이 얇아지고, 근육의 탄력이 저하되어 괄약근 회복이 지연되기도 한다. 특히 회음부 절개를 동반한 분만이나 기구 분만(겸자·흡입기 사용)은 외항문괄약근의 불완전 파열이나 주변 신경 손상의 위험을 높인다.
이러한 손상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서 여성의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요실금이나 변실금이 장기화되면 사회생활, 성생활, 심리적 자존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되기 쉽다. 따라서 출산 후 여성 건강관리의 핵심은 괄약근 기능 회복을 위한 조기 평가와 적극적 개입이다. 본 글에서는 출산과 괄약근 손상의 생리학적 연결, 회복 과정, 진단과 예방전략을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출산이 괄약근 기능에 미치는 영향
괄약근과 출산과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출산 과정에서 괄약근이 받는 생리적 스트레스를 먼저 알아야 한다. 골반저와 항문괄약근은 태아가 산도를 통과할 때 강한 압박을 받으며, 이로 인해 근섬유가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외항문괄약근은 골격근이기 때문에 의식적인 수축이 가능하지만, 신경 손상이나 파열이 발생하면 수의적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출산 중 가장 흔한 손상은 괄약근 주위 신경의 압박에 의한 감각 저하 및 반응 둔화이며, 일부는 출산 후 수주 내 회복되지만, 반복 출산이나 고령 산모에서는 회복력이 저하된다. 요도괄약근 역시 임신 중 압박과 호르몬 변화로 인한 기능 저하가 나타나며, 산후 요실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괄약근 손상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환자가 자각증상을 호소하지 않으면 진단이 늦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2차적인 골반장기 탈출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괄약근 손상이 심할 경우 출산 후 몇 주 내에 변실금, 가스실금, 배변 시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늦고 만성화되기 쉽다. 괄약근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출산 직후부터 케겔운동과 같은 골반저 강화 운동을 시행하고, 필요시 물리치료 및 전기 자극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출산 후 괄약근의 회복
출산 후 괄약근의 회복은 개인의 분만 방식, 회음부 손상 유무, 연령, 회복력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경과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자연분만 여성은 출산 후 2~4개월동안의 시기가 괄약근 회복에 있어 중요하며, 이 때 집중적인 관리가 들어가야 한다. 특히 회음부 절개나 열상(항문괄약근 포함)이 있는 경우, 골반저근 재활치료와 함께 질 초음파 및 항문 초음파를 통해 근육의 손상 여부를 파악하고 계획적인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후 골반 근육 이완으로 인해 괄약근의 수축력이 감소하면, 장과 방광의 기능을 동시에 저해할 수 있으므로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수유 중에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골반저근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필요한 경우 산후 전문 피지오테라피스트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통증이나 불편감으로 배변을 회피하는 습관은 변비를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복압 상승을 통해 괄약근 회복을 방해하므로 반드시 적절한 배변 리듬과 수분 섭취, 섬유질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
일부 여성은 출산 수개월 후에도 배뇨·배변 불편을 호소하며, 이러한 증상은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회복 과정에서는 단순히 통증 유무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의 불편감, 변 실금 여부, 성 기능 문제 등도 포괄적으로 점검해야 하며, 필요시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감을 함께 다루는 심리상담도 병행되어야 한다.
출산 후 괄약근 손상
출산 후 괄약근의 손상을 파악하고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예방이 핵심이다. 임상에서는 분만 직후 회음부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을 넘어, 항문 초음파(endosonography)나 항문내압 검사 등을 통해 괄약근 파열이나 기능저하를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자각 증상이 없는 '숨은 손상'을 조기 발견해 관리해야 만성 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도 또는 4도 회음열상이 발생한 경우, 괄약근의 직접적인 봉합이 필요하며, 이때 경험이 풍부한 산부인과 의사에 의해 복원 수술이 정확히 시행되어야 한다. 또한 산후 6~8주 경과 후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회복 상태를 재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여성은 이 시점에 전기자극치료,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의 재활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전 교육과 분만계획이 필수적이다. 고위험군 산모(다태아, 대태아, 고령 산모, 이전 괄약근 손상 병력)는 분만 중 적극적인 회음부 관리가 필요하다. 이는 회음부 마사지, 수중분만, 비기구분만 유도 등을 포함하며, 의료진의 숙련도 역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후 회복기에는 평소 골반저근 운동을 습관화하고, 섬유소가 풍부한 식단과 수분 섭취, 무리한 복압 상승을 피하는 생활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변비 예방은 괄약근 회복에 직결되며, 이를 위해 아침 식사 후 규칙적인 배변 시간 확보, 유산균 섭취, 고섬유식 식단이 권장된다. 과도한 배변 시도나 변기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골반저 부담을 높이므로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방은 단순한 회복을 넘어 다음 출산 시 괄약근 재손상을 막는 중요한 대비 전략이기도 하다. 출산 후 괄약근 기능 평가를 통해 추후 제왕절개가 필요한 경우를 미리 결정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요실금, 변실금, 장기 탈출증 예방에 크게 기여한다.
여성의 생애주기 건강관리는 출산을 전후한 괄약근 관리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더 이상 사소하지 않으며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영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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